2008년 06월 08일
유골찾기
나는 유골찾기의 당위를 이해하지 못하겠다. 왜 유골을 찾을까? 그 사람의 뼛조각을 모아서 어쩌겠다는 것일까.
만약에 그럴 만한 여건이 된다면 그 사람의 신체의 잔해를 어루만지는 것이 하나의 감상적인 회상이 될 수는 있다. 그러나 그것에 굳이 전문 인력을 투여해서 몇날 몇달씩 시체를 찾아 헤치는 것은 시간과 노력 낭비이다.
굳이 유골찾기만이 아니다. 사람들은 시체를 너무 귀하게 생각한다. 그러기 때문에 묘자리로 산이 채워지고 장기가 모자란다. 나는 근시일에 장기 기증서를 작성할 생각이다. 몇 사람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싱싱한 각막과 신장을 대체 무슨 미명하에 태워 버리거나 묻혀 썩혀야 하는지 나는 모른다. 그런데 죽은 살덩이를 자르고 헤치는 것이 그렇게 보기 싫은지 지금 많은 유족들의 아집 때문에 장기가 너무 부족하다.
너무 비정하게 들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떠한 감성적인 인습도 그것에 한도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제사를 드리는 것이 가족들이 결집할 기회를 주고 없어진 사람을 추억하는 계기 정도로 여겨진다면 그것은 유익하다. 그러나 그것이 전 부치랴 국 끓이랴 양가의 여인들을 혹사시키며 그것은 더이상 아름다운 전통이 될 수 없는 것이다. 설령 우리가 그것에 익숙하다 하더라도 매정하게 뿌리뽑아야 한다. 그리고 뿌리뽑을 수 있다. 사실 시체를 귀중하게 여기는 것은 우리가 시각적인 것과 개념적인 것을 혼동하는 원시적인 인식구조의 잔재에 불과하다. 우상숭배처럼 말이다. 없어져도 전혀 해될 것은 없으리라.
나는 흙이다. 나는 수억년의 시간동안 흙이었고 그 사실이 전혀 무섭지 않았다. 그런데도 고작 몇 년 더 인간의 형태를 하겠다고 그 고집을 부리다니, 말도 안될 일이다. 만약에 내가 눈사태에 떠밀려 설원 아래 묻혀 즉사하게 된다면, 파도에 떠밀려 새까만 해저에 침잠한다면, 나를 그냥 그곳에 쉬도록 내버려 두고, 살 사람들은 계속 살아라. 쓸데없이 나의 부스러기를 애태워 찾지 말고.
# by | 2008/06/08 22:14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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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그러면 단순한 행방불명자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