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나 리자 스마일과 아다치 페이스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즐겨 사용한 스푸마토(Sfumato)라는 기법이 있는데 인물의 일부분을 그림자로 처리해 없는 부분을 상상할 수 있게 하는 기법이다. 너무 유명해 말할 것도 없지만 '모나 리자 스마일'의 비결은 여기에 있다. 우리가 웃는 데 주로 쓰는 근육은 입언저리와 눈옆 근육인데, 이 부분을 그림자로 처리함으로서 볼 때마다 다른 미묘한 웃음을 짓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모나 리자는 지나치게 들뜨거나 우중충해 보이지 않고 차분하고 상냥하면서도 깊은 차원을 지니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아다치 미츠루 만화의 등장인물들 역시 모나리자 스마일을 짓고 있다. 내가 아다치 페이스라고 부르는 이 무감한 표정은 아다치 만화를 매력있게 만드는 비결인 것 같다. 청춘 만화라고는 하지만 이 분들은 이미 청춘 같은 것은 지극히 초탈한 것 같다. 환갑을 앞둔 노인들처럼... 슬픈 것도 아니고 기쁜 것도 아니고, 말 안해도 알고 알아도 말하지 않고. 이러한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시크한 매력이 저 간단하고 정형화된 얼굴에서 표현되는 것이다. 만화란 대단하다.
 만화가 원래 과장된 표현을 통해 원의를 전달하는 매체라면 아다치 만화는 그러한 특성을 부정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인물의 표정은 붕어빵처럼 틀에서 찍어낸 듯 하다. 주인공들의 성격도 그렇다. 비슷한 성격과 외모를 가진 주인공을 여러 작품에 걸쳐서 출연시키는 것을 스타 시스템이라고 박인하라는 만화평론가가 이름붙인 적이 있는데 그러한 스타 시스템을 아다치 미츠루는 철저히 활용하고 있는 것 같다. 다만 그때그때의 유행에 맞춰 변화시켜가면서.
 이 동일한 캐릭터와 표정의 반복을 통해 아다치 미츠루는 흡사 모나리자 스마일 같은 다양성을 창조해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다치 만화의 캐릭터는 알 수가 없다. 물렁해 보이던 개그 캐릭터가 한 순간 진지하게 안경을 벗어들기도 하고, 경쾌하고 발랄한 캐릭터가 슬프게 뒤돌아서기도 하고... 그렇기 때문에 조용하면서도 뜨거운 그런 만화를 읽을 수가 있다. 그런데 그런 건 노인들의 얘기지 청춘 얘기는 아니란 말이다. 청소년기란 뭐랄까 더 바보같고 시끄럽고 돌이켜 생각해보면 죽고 싶어지는... 아니 그건 내 얘기던가.

by 짙푸른 | 2008/06/13 22:42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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