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본 만화 1

<최강전설 쿠로사와>
<폭음 열도>




 처음부터 끝까지 장르를 예측할 수 없다. 1권을 손에 들었을 때는 이 볼품없는 중년이 어떻게 전설으로 남을 것은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고 2권부터는 쇠파이프를 잡고 불량학생들과 싸우기 시작하더니 10권에서는 죽었다. 개그인가 액션인가 드라마인가. 중년이 말그대로 '살기' 위해--증명할 수 없는 자신의 존재가치를 어떻게든 증명하기 위해--몸부림을 치고 울고 화내고 투정부리고 가까스로 도망치는 자신을 재촉해 결국엔 이겼다. 1인 아케이드 게임처럼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아무런 보상도 없지만 어쨌든 이겼다. 그리고 죽었다. 죽지 못해 살던 그가 죽기로 달려들어 죽었다. 우리는 이 인생막장의 무가치한 눈물과 분노와 투기를 보고 낄낄댔지만 작가는 이 아저씨의 최후까지 웃음거리가 되도록 허락하지는 않는다. 실제로 우리는 아무도 웃을 수 없다. 쿠로사와는 최강이 되었기 때문이다.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지만 최강이 되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호기심과 친구들에. 그 다음에는 집념과 새로운 만남에. 세번째는 알지 못할 자신감과 기묘한 긍지에. 카세는 점점 난폭해져간다. 그는 폭주족이 되어간다. 이 만화는 주인공 폭주족 소년에게 어설픈 정의론을 뒤집어씌우지도 않고 연출된 히어로로 만들지도 않는다. 다만 어른들의 세계와 타협할 수 없는 소년의 종착점 없는 숨가쁜 질주를--도주를--담담히 그려나갈 뿐이다. 주인공은 추하고 무책임하고 질투심 강하고 외롭고 외로움을 달래지 못하고 악하다. 여기에는 어떤 '나쁜 남자'의 매력조차 없다. 어떻게 보면 찌질하기까지 하다. 이 불량배의 얼굴에는 앳됨이 깃들어 있다. "일하거나 야쿠자가 되거나 죽거나" 하면서 사라져버리는 친구들을 눈앞에 두면서 카세는 달린다. 이 "비뚤어진 청춘," 시끄러운 질주는 어디로 곤두박질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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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짙푸른 | 2008/06/18 23:12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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