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에서 그 진행을 가장 원할하게 할 수 있는 마법의 구절 중 하나는 '~가 뭔데?'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종종 어휘를 생각없이 사용한다. 그리고 그런 두리뭉실한 언어 위에 사상누각처럼 지어진 논리구조에 만족한다. 이것은 또한 소통에 있어서 근본적인 장애물 중 하나로, 같은 단어를 서로 달리 이해하니 대화는 끊임없는 동어반복으로 전락한다.
대화에 방해가 되는 이러한 모호한 단어 중 대표적인 것이 둘 있다. 긍정적과 부정적. 이 두 단어는 호불호를 보여주는 것 외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 굳이 이 단어를 입 밖으로 내지 않아도 우리는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모든 정보를 이 두 범주로 분류하고 만족해한다. 가령 소설을 읽을 때, 주인공의 취하는 결단은 긍정적이고 그것을 훼방놓는 적의 잔꾀는 부정적이다. 이러한 범주화는 우리가 더욱 자세히 텍스트를 해독하는 것을 방해한다. 왜냐면 이것은 깊은 성찰이 요구되는 분석의 영역을 유아의 사고방식으로 대체하기 때문이다. 유아는 사물을 질적으로 인식하지 않는다. 단지 자신에게 좋은 것과 나쁜 것이 있을 뿐이다. 유아의 눈으로 텍스트를 읽는 것은 쉬우나 공허하다. 또한 작가의 지성을 모독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가 정교히 설치해놓은 수많은 논리의 질곡을 건너뛴 채 긍정적인 요소와 부정적인 요소로 이분시키는 것은 지나친 단순화다.
긍정적과 부정적으로의 범주화는 어느 시점에서는 의미있는 방편일지도 모르나 그것 자체로는 난제를 해결할 수 없다.
- 2008/06/24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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