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선정하는 문제에 관하여



<ひとり上手> - 中島みゆき
 

 나는 어떤 주제에 몰입할 때마다 읽을 책을 선정하는데 많은 시간을 들인다. 예를들어 최근에는 춘추전국에 관한 책이 필요했다. 그런데 중국 전체의 역사를 다루고 있는 책은 많아도 고대사만 특별히 다룬 책은 별로 없었다. 결국 나는 어떤 책을 읽을지 상당히 오랜 시간 동안 고심해야했는데 모든 책이 (나의 현재의 관심사에 비추어 볼 때)각자만의 심각한 결함을 지니고 있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어느 책은 집필연도가 너무 오래전이라서 안되고, 어느 책은 고대사에 할애하는 부분이 너무 적어서 안되고... 마치 편집증처럼 나는 나의 목적에 부합하는 한 권의 책을 찾아 헤맸다. 어느 때에는 나의 이러한 집착이 성공적이기도 하지만 어느 때에는 실패한다. 
 나의 이러한 집착에 나는 내가 품고 있는 미신 비슷한 지식관을 어렴풋이 인지하게 된다. 내가 나의 목적과 완전히 일치하는 책을 갈구하는 이유는 내가 마음 어딘가에서 그 책을 소유하는 것을 나의 지식이 구체화된 것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앎의 주체가 내가 아니라 그 실제적인 책이 되는 것이다. 내 두뇌는 마치 책을 담아두는 창고처럼 이미지화된다.
 이런 미신은 나의 다급함에서 비롯되는 것이리라. 벗어나야 한다. 작가들은 책을 나를 위해서 쓰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완전히 내 목적에 부합하는 책이 언제나 존재할 수는 없다. 나는 나의 지식에 대한 이미지를 바꾸어야 한다. 나는 단 한 권의 책에서 완전한 지식을 얻는 것이 아니라 여러 책을 읽어가면서 그것을 종합적으로 흡수하는 것이다. 그 텍스트 사이의 차이를 인지하는 것은 나 자신의 주체적인 노력일수 밖에 없다. 좋고 나쁜 책의 가림은 어느 정도 필요하겠지만 지나친 편식은 독이 된다.

by 짙푸른 | 2008/06/28 18:02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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