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인생

고교인생

 나의 고교인생이 어느정도 끝났다. 나는 패배했다. 이제 남은 시간 동안 이것저것을 매듭지어갈 뿐이다.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신만이 알리라. 그런 것은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 나는 불만족스러운 성과를 보여주었고 어떤 결과에도 불평할 수 없다. 설령 3년 전과 같이 요행으로, 승리의 길이 열린다고 하더라도, 내가 스스로에게 패배한 것은 차이가 없다. 어떠한 변명으로도 뒤집을 수 없는 완패다. 그 결과의 파급력은 엄청난 것이지만, 이제와서 어쩔 도리가 없다. 나는 그 정도의 그릇의 인간이었던 것이다.
 나는 3년동안 진화했다. 천천히. 사회에 적합한 일꾼으로. 그러나 충분하지 않았다. 나의 패인은 다음과 같다.

 1. 게으른 것
 2. 밀지 않은 것(자신의 게으름을)
 3. 늦은 것
 4. 미룬 것
 5. 마음 속 어딘가에서 자신은 고결하다고 생각한 것
 6. 너무 많이 후회한 것
 7. 너무 적게 반성한 것
 8. 가식과 위선

 아직도 나는 이러한 죄의 씨앗을 품고 있다. 완전히 사라지는 날은 언제일까.
 밀어야 한다. 순간순간 나는 원점으로 되돌아간다. 이것은 마치 팽이와 같아서 흔들릴 때 채찍으로 갈기지 않으면 곧 멈추어 버린다. 그러나 흔들리는 순간마다 적절히 쳐 주면 곧 마치 머리 위에 고요히 서 있는 것처럼 흔들리지 않는 팽이가 된다. 나는 나태가 덮쳐올 때마다 그 나태를 밀어 치우지 않았고 결국에는 몇번이고 다시 일어서야 했다. 나의 수련은 점진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것이다. 이것이 나의 가장 큰 패배이다.
 오늘 조금 좋은 일이 있었다. 나는 순간 기뻐질려고 했으나 곧 스스로를 차게 식혔다. 기쁨은 슬픔의 씨앗이다. 새옹의 지혜를 상시에 기억하자. 나는 단지 웃지도 않고 울지도 않으며 밀어 나갈 뿐이다.

 

나는 잘 지내

 
 'How are you?'에 대한 답은 언제나, 'I'm fine, thank you.'가 되어야 한다. 상대는 나의 고민이나 아픔 같은 것을 알고 싶어하지 않는다. 내가 그러한 아픔을 공유하고자 하는 것은 덧없는 애정호소로, 해결책이 될 수 없으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스스로의 환부를 자극할 뿐이다. 그러나, 'I'm fine'은 단순한 인사치례가 아니고, 그것은 나의 굳건한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가장 진솔한 평상심이 되어야 한다. 나는 이러이러한 아픔을 겪고 있다. 그러므로 나는 불행하다. 이것은 유아의 사고방식 이상의 무엇이 될 수 있는가? 성장한다는 것은 아픔에서 벗어난다는 것이 아닌, 아픔을 포용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나는 언제나 '잘 지낸다.'

by 짙푸른 | 2008/07/01 18:21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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